미국 여자 프로골프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기까지 걸린 시간은 길지 않았지만, 그 위상과 영향력은 최근 수십 년 동안 눈부시게 성장해 왔다. 특히 “LPGA 5대 메이저 대회”는 수준 높은 경기와 오랜 역사를 통해 명예로운 타이틀로 자리 잡았으며, 그 입지는 해마다 확고해지고 있다. 남자 골프 메이저 대회와 비교하면 출발이 다소 늦었다는 평가가 있지만, 지금은 그 못지않게 화제성과 상징성을 모두 갖춘 무대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 선수들이 꾸준히 우승을 거머쥐며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간 덕분에, 한국 골프 팬들에게 “LPGA 5대 메이저 대회”라는 이름은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더 셰브론 챔피언십 – 전통이 깃든 새로운 무대

이러한 여자 골프의 대표적인 다섯 무대 중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더 셰브론 챔피언십이다. 이 대회는 1972년에 미국 가수 디나 쇼어의 이름을 걸고 출발했으며, 1983년에 메이저 대회로 격상되었다. 예전에는 ANA 인스퍼레이션이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져 있었는데, ANA(All Nippon Airways)가 후원사로 참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후원사가 바뀌면서 최근에는 ‘셰브론 챔피언십’이라는 명칭이 사용되고 있고, 개최 장소 역시 과거 캘리포니아주 미션힐스 컨트리클럽에서 텍사스주 우들랜즈 지역으로 옮겨가게 되었다. 2025년에는 4월 24일부터 27일까지 더 클럽 칼턴 우주에서 열릴 예정이며, 우승자가 18번 홀 그린 옆 연못에 뛰어드는 전통은 이 대회의 특별한 볼거리이자 상징이다. 우리나라 선수로는 유소연, 박인비, 고진영, 이미림 선수 등이 이곳에서 우승의 감격을 만끽했다.
US 여자오픈 챔피언십 – 가장 오랜 역사의 메이저 대회

“LPGA 5대 메이저 대회” 가운데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것은 US 여자오픈 챔피언십이다. 이 대회는 1946년에 시작되어 여자 골프 메이저 중에서도 가장 긴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초창기에는 WPGA(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와 LPGA가 번갈아 운영했지만, 결국 미국골프협회(USGA)에서 주관하게 되어, 현재는 후원사가 없이 순수하게 진행되는 독특한 형식을 지키고 있다. 우승자에게는 금메달과 함께 트로피를 1년간 소장할 권리가 주어지며, 한국 팬들에게는 박세리 선수의 맨발 투혼으로 유명하다. 또한 박인비 선수가 19세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운 곳이기도 하고, 김아림 선수 역시 최근 우승자로 이름을 올려 한국 골프의 위상을 다시금 알렸다.
KPMG 우먼스 PGA 챔피언십 – LPGA와 PGA의 공동 주최 무대

한편 1955년에 출범한 KPMG 우먼스 PGA 챔피언십은 LPGA 회원들만 출전할 수 있는 특징을 갖고 있고, 매년 6월에 미국 각지의 골프장을 순회하며 개최되고 있다. 이 대회 역시 “LPGA 5대 메이저 대회”로 인정받고 있는데,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회계회사 KPMG가 스폰서로 참여하고 있다. 과거에는 여러 스폰서가 바뀌며 명칭도 자주 달라졌지만, 현재는 KPMG 이름이 정착된 모습이다. 전설적인 박세리 선수가 1998년에 첫 메이저 우승을 이곳에서 달성했고, 이후 주기적으로 우승컵을 들어 올린 바 있다. 또한 박인비 선수의 3년 연속 우승(2013~2015) 기록은 전 세계 골프계에 커다란 인상을 남겼으며, 얼마 전에는 양희영 선수가 우승 트로피를 차지해 한국 선수들의 강세를 재확인시켰다.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 – 프랑스에서 빛나는 메이저 열전

프랑스에서 열리는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은 1994년에 문을 연 뒤, 2013년에 LPGA 메이저 대회로 승격되었다. 유럽 무대에서도 높은 권위를 인정받으며, 유럽여자골프투어(LET)와 LPGA 선수들이 대거 출전해 매해 격전이 벌어진다. 대회 개최지는 프랑스 에비앙 레 바, 로얄 골프클럽 일대로 유명하며, 최근 스폰서로 아문디가 참여하게 되면서 공식 명칭은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으로 자리 잡았다. 우리나라 선수들 중에는 신지애가 이 대회에서 첫 우승을 가져간 이래로 박인비, 김효주, 전인지, 고진영 선수 등이 번갈아 우승했고, 2021년에는 호주교포 이민지 선수가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더욱 다채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AIG 우먼스 브리티시 오픈 – 영국 링크 코스의 전통과 경쟁

마지막으로 소개할 AIG 우먼스 브리티시 오픈은 1976년에 시작되었으며, 2001년에 메이저 대회 반열에 오르면서 “LPGA 5대 메이저 대회”의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다른 대회와 달리 영국 각지의 여러 링크 코스를 순회하면서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2020년에 글로벌 금융회사 AIG가 스폰서로 공식 참여하면서 대회 이름이 AIG 우먼스 브리티시 오픈으로 확정되었고, 출전자격은 기존 성적 또는 최종 예선을 통해 주어진다. 한국 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진 무대이기도 한데, 2001년에 박세리 선수가 최초로 우승했고 이후 신지애, 박인비, 김인경 등이 연이어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한국 LPGA 선수들의 활약과 5대 메이저의 미래

지금까지 살펴본 다섯 대회는 LPGA 투어의 꽃이라 불릴 만큼 주목받는 무대이자, 선수들의 실력과 멘탈이 한계에 도전하는 격전지다. 비록 LPGA가 남자 골프에 비해 후발주자로 출범했고, “LPGA 5대 메이저 대회”가 그랜드슬램 체제로 정착한 지도 오래되지 않았지만, 그 가치와 권위는 이미 전 세계 골프 팬들에게 확고히 각인되었다. 한국 선수들이 잇따라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 골프의 저력을 과시하는 덕분에, 국내 팬들의 시선도 이 다섯 대회에 점점 더 집중되고 있다. 특히 2025년 이후에는 더 셰브론 챔피언십이 새로운 코스에서 열리는 등 여러 변화가 예정되어 있는데, 그만큼 우리나라 선수들이 또 어떤 위업을 이룰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앞으로도 “LPGA 5대 메이저 대회”가 어떤 드라마를 만들어낼지는 아무도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 무대들이 오랜 시간 쌓아온 전통과 새로운 스폰서들의 후원, 그리고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선사하는 명경기를 통해 꾸준히 진화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강인한 정신력과 뛰어난 기량으로 세계 골프사를 새롭게 써 내려가는 한국 선수들도 함께한다. 긴 역사와 다채로운 스토리가 어우러진 이 다섯 무대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전 세계 골프팬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을 것이다. 그 흥분과 감동 속에서, 골프를 처음 접하는 이들도 자연스레 골프에 매료되어 즐거운 마음으로 필드에 나설 날이 머지않아 찾아오리라 믿는다. 무엇보다, 한국 선수들의 또 다른 우승 소식을 들을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LPGA 5대 메이저 대회”의 화려한 여정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