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수놓아 온 오랜 역사와 탄탄한 팬덤을 자랑하는 토트넘 홋스퍼는, 한때 ‘명문’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하지 않을 만큼 꾸준한 성적과 매력적인 축구로 주목받아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 핵심 선수들의 잇따른 이탈과 구단주 측의 보수적인 경영 기조가 맞물리면서, 과연 토트넘 홋스퍼가 우승을 지상 과제로 삼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습니다. 팬들은 아직도 토트넘 홋스퍼가 2010년대 중후반 보여주었던 ‘우승 문턱까지 간 팀’의 환상을 이어가고 싶어 하지만, 냉정히 보면 그 기대감이 예전만 못하다는 게 중론입니다.
지난날 토트넘 홋스퍼는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시절을 기점으로 ‘우승이 가시권에 있다’는 확신을 심어준 적이 있었습니다. 특히 2016-17 시즌에 리그 2위까지 오르며 우승팀을 위협했을 때나, 2018-19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진출했을 당시의 기세는 클럽 내부는 물론 전 세계 축구계에 파문을 일으킬 정도였죠. 그러나 팬들의 뜨거운 기대와 달리, 챔피언스리그 결승 이후 포체티노 감독이 팀을 떠난 것을 시작으로 여러 차례 감독 교체가 진행됐고, 투자는 생각만큼 과감하지 않았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많은 지지자와 평론가들은 이제 토트넘 홋스퍼가 과연 우승보다 안정적 재정과 상위권 유지를 더 우선하는 것이 아닌지 의구심을 표하고 있습니다.
토트넘 홋스퍼 – 핵심 전력 유출과 우승권 체제의 괴리

축구에서 우승을 진정으로 노리는 클럽은, 전성기를 맞은 주축 선수들이 외부 팀으로 이탈하지 않도록 공을 들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토트넘 홋스퍼는 지난 10여 년간 크고 작은 이동을 통해 팀의 기둥 역할을 하던 선수들을 여러 번 놓쳤습니다. 대표적으로 루카 모드리치는 레알 마드리드 이적 후 다수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경험했고, 가레스 베일 역시 스페인 무대에서 여러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자신의 위상을 증명했습니다. 카일 워커는 맨체스터 시티에서 잇달아 리그 우승과 컵 대회를 제패했고, 크리스티안 에릭센 역시 이탈리아와 잉글랜드 다른 무대에서 곧바로 우승컵을 차지했습니다.
특히 해리 케인의 2023년 여름 바이에른 뮌헨행은 토트넘의 상징이자 정신적 지주 격인 선수가 우승컵 없이 떠났다는 점에서 큰 상처로 회자됩니다. 케인이 독일 무대에서 쉽게 트로피를 얻을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분석까지 더해지면서, “토트넘 홋스퍼가 전성기를 함께 일궈낼 의지가 있었는가”라는 지적이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실제로 우승 후보라는 평판을 얻은 맨체스터 시티나 리버풀 같은 팀들은 필수적인 선수들은 어떻게든 지켜내면서, 필요한 포지션에 과감히 투자하고 즉시 전력감을 영입해 경쟁력을 유지해 왔습니다. 이와 달리 토트넘 홋스퍼는 비교적 신중하다 못해 소극적인 접근을 보이는 경향이 강합니다. Transfermarkt나 BBC Sport 같은 메이저사이트 통계에 따르면, 토트넘의 이적 정책은 고액 이적료를 한 번에 투입하기보다는 여러 시즌에 걸쳐 분산 투자하는 형태를 유지해 왔습니다. 이 점이 결과적으로 우승에 직결될 만한 전력을 완성하기 어려운 배경으로 꼽히는 것이죠.
토트넘 홋스퍼 – 감독 전술과 스쿼드 공백

앙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스코틀랜드 셀틱에서 여러 우승을 경험한 바 있고, 공격적인 축구를 지향하는 사령탑이라는 점은 확실히 매력적입니다. 문제는 ‘공격력 극대화’를 EPL이라는 고도의 경쟁 무대에서 지속하기 위해선 두터운 선수층과 안정적인 수비력이 반드시 요구된다는 데 있습니다. 최근 몇 년간 토트넘 홋스퍼가 거둔 골득실을 살펴보면, 우승팀들의 +70 안팎과는 상당히 거리감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현재 토트넘 홋스퍼가 보유한 공격 자원은 손흥민, 히샬리송, 데얀 쿨루세브스키, 제임스 메디슨 등으로 꾸려져 있습니다. 손흥민은 EPL 득점왕 공동 수상 경험이 있을 정도로 검증된 실력을 자랑하지만, 맨시티나 아스널, 리버풀 등에 비해 전반적인 ‘월드클래스’ 포지션의 확장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세대교체 과정이 여전히 진행 중이며, 뎁스 역시 상위권 경쟁자들과 비교하면 얇은 편이어서 시즌 막바지 체력 분배나 부상 변수에 대한 대비책이 충분치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과거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팀들을 보면, 굳건한 수비진과 다채로운 벤치 멤버의 활용이 필수 요소로 나타납니다. 반면 토트넘 홋스퍼는 공격적 성향의 전술을 구현하기에 앞서, 부상 리스크 관리와 선수 층 보완 같은 문제를 얼마나 해결할 수 있을지가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습니다.
구단 운영과 토트넘 홋스퍼 팬들의 시선

토트넘 홋스퍼는 ENIC 그룹과 다니엘 레비 회장이 오랜 기간 이끌어 오며, 새 경기장 건설을 통해 재정적 토대를 강화했습니다. 그럼에도 그 막대한 공사 비용과 부채 부담 때문에, ‘안정된 수익 구조’가 ‘우승을 향한 단기적 승부수’보다 우선순위에 놓인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습니다. 레비 회장이 공식·비공식 인터뷰를 통해 밝혀온 바에 따르면, 주로 “챔피언스리그 진출과 장기적 발전”을 강조하는 발언이 많았고, 대규모 투자를 통한 우승 전략을 공언한 사례는 드물었습니다.
팬들은 이러한 기조에 강한 불만을 제기합니다. 토트넘 서포터스 트러스트 등 팬 조직이 진행한 설문 결과에서도, “구단주가 진심으로 우승을 갈망하는지 의심된다”는 목소리가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는 사실이 눈길을 끕니다. 결국 리그 2위,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이라는 화려한 순간을 뒤로 하고 매년 핵심 전력을 떠나보낸 클럽은 오늘날 ‘우승’이라는 목표에서 다소 멀어져 보입니다. 당장은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새로운 공격 라인이 기적 같은 돌풍을 일으킬 가능성이 전혀 없진 않으나, 선수 보강과 재정 투자의 방향이 크게 바뀌지 않는 한, 토트넘 홋스퍼는 ‘안정적 상위권’이라는 구간을 맴돌 확률이 높다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물론 축구는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 일어나는 스포츠입니다. 예상치 못한 신인의 대활약이나 전술 혁신이 맞물려 깜짝 우승을 일궈낼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최근 수년간 토트넘이 보여준 이적 정책, 핵심 선수 이탈 패턴, 그리고 구단의 투자 성향을 종합하면, 당장 트로피에 올인하기에는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해 있습니다. 결국 팬들만이 간절히 바라는 우승과, 구단 측이 내세우는 경영 방침 사이의 간극이 얼마나 줄어들지가 토트넘 홋스퍼의 미래를 좌우할 핵심 열쇠로 여겨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