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축구 역사에서 프랑스 출신 감독들이 가장 화려했던 시절을 떠올리면 자연스레 2000년대 초반이 떠오른다. 그 당시 나는 아르센 벵거가 이끄는 아스널의 경기를 보며 축구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었다. 벵거는 단순한 승리가 아닌 경기 자체의 미학을 추구하며 축구를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렸다. 리버풀의 제라르 울리에는 유럽의 명문 클럽을 다시 부흥시킨 인물로 평가받았다. 당시 프랑스 감독들은 유럽 전역에서 전략적 지혜와 혁신적 축구 스타일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지금 상황은 많이 바뀌었다. 현재 유럽 4대 리그의 현실을 보면 프랑스 감독의 이름은 거의 찾을 수 없다. 비에이라가 세리에 A의 제노아에서 감독직을 맡고 있지만, 그의 존재는 유럽 무대에서 프랑스 감독들이 얼마나 희귀해졌는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일 뿐이다.
황금 스포트라이트 아래의 프랑스 출신 감독
아스널의 시인, 아르센 벵거
벵거는 ‘‘승리하지 못해도, 경기 내용으로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는 신념을 지녔다. 그가 보여 준 축구는, 말 그대로 바람처럼 스무스한 패스와 공간 창출로 가득했다. 프랑스 감독 가운데서도 벵거의 영감과 실험 정신은 독보적이었다.
안필드의 르네상스, 제라르 울리에
동시에 제라르 울리에는 리버풀을 다시 유럽 정상권으로 끌어올렸다. 그가 부임하기 전, 안필드는 전통이라는 명성에 기대 호흡만 연장하던 노장 같았다. “관습은 존중하되, 혁신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울리에의 철학은 지금도 프랑스 출신 감독들 사이에서 교과서처럼 회자된다.
2010년대 중반의 전환점

2015~2016시즌은 프랑스 출신 감독의 쇠퇴와 부활이 교차한 분수령이다. 하나씩 돌아보면 마치 장대한 오페라의 막간 같다.
레알 마드리드의 지단, 그리고 대표팀의 데샹
- 지네딘 지단: 3연속 챔피언스리그 우승이라는 불멸의 기록을 썼다.
- 디디에 데샹: 2016 유로 준우승→2018 월드컵 우승의 궤적을 그렸다.
두 거물 모두 프랑스 감독의 명성을 세계 메이저 무대에 각인시켰다.
리그 앙 내부의 절대 강세
로랑 블랑(PSG), 브루노 제네지오(리옹) 등 프랑스 출신 감독은 자국 리그를 완벽히 장악했다. 2015‑16 시즌에 프랑스 시민권자가 아닌 감독은 20명 중 레오나르도 자르딤 단 한 사람이었다.
유럽 빅4 리그에서 사라진 프랑스 출신 감독
2024‑25시즌 막바지, 빅4 리그 벤치에 앉은 프랑스 출신 감독은 세리에 A 제노아의 패트릭 비에이라 단 한 명뿐이다. 9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던 풍경이다.
숫자로 보는 퇴조
리그 | 구단 수 | 프랑스 출신 감독 | 동일 국적 감독 비율 | 비고 |
---|---|---|---|---|
프리미어리그 | 20 | 0 | 10 % (잉글랜드) | 포터·하우 두명만 잉글랜드인 |
라리가 | 20 | 0 | 75 % (스페인) | 전통적 자국 중심 유지 |
세리에 A | 20 | 1 | 70 % (이탈리아) | 비에이라가 유일한 예외 |
분데스리가 | 18 | 0 | 55 % (독일) | 외국 감독 비중 증가 |
개인적 견해를 덧붙이면, “이 정도로 시야에서 사라질 줄은 몰랐다”는 탄식이 먼저 나온다. 과거엔 선 굵은 리더십으로 스타를 길러 내던 프랑스 출신 감독이 이제는 구단이 공개한 사진 속에서도 찾기 힘들다.
세리에 A의 외로운 비에이라
패트릭 비에이라는 뛰어난 선수 커리어를 등에 업고 있지만, 그 존재는 역설적으로 프랑스 출신 감독이 얼마나 희귀해졌는지를 증명한다.
왜 그들은 밀려났을까?
네트워크 부재와 포르투갈 감독 모델

“포르투갈 감독들은 서로를 견인하는 네트워크가 있다.” 라는 말은 이제 축구 업계의 상식이 됐다. 프랑스 출신 감독이 홀로 구직 시장에 나서는 사이, 포르투갈인들은 슈퍼 에이전트·협회·유명 선배 감독이 짜 놓은 그물망 속에서 자연스럽게 다음 클럽을 찾는다. 필자가 보기에도, 네트워크 전쟁에서 프랑스 감독은 처절히 뒤처졌다.
자격 제도의 장벽: BEPF라는 난공불락
- 최소 5년 프로 코칭 경력 혹은 리그 1 150경기 출전
- 총비용 6만 유로
- 평균 취득 연령 38~40세
“젊은 나이에 감독 데뷔해 혁신을 일으키라”고 요구받으면서도, 제도는 젊음을 거세한다. 이 모순이 프랑스 출신 감독 감소의 핵심 원흉이라는 게 내 판단이다.
이미지·언어·커뮤니케이션
현대 구단은 전술가이자 세일즈맨을 동시에 원한다. 그러나 다수의 프랑스 출신 감독은 프레젠테이션보다 훈련장 콘을 더 사랑한다. “기술관료형”이라는 달갑잖은 꼬리표가 붙는 이유다.
다시 떠오를 가능성은 있는가?
감독 | 나이 | 최근 클럽 | 비고 |
---|---|---|---|
브루노 제네지오 | 58 | 릴 | 챔스 16강 달성 |
프랑크 에스 | 53 | 랑스 | 리그 앙 다크호스 |
에릭 로이 | 57 | 브레스트 | 승격→유럽 대항권 도전 |
하비브 베예 | 45 | 렌 | 유소년 육성 강점 |
레지스 르 브리 | 49 | 선덜랜드 | 챔피언십 상승세 |
위 명단을 보면 완전히 끝난 전쟁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경험이 쌓인 뒤 폭발한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프랑스 감독 특유의 곰살맞은 성장 곡선이 여전히 유효하리라 믿는다.
메이저사이트 평가와 시장 가치는?
한 글로벌 _메이저사이트_의 데이터에 따르면, 브루노 제네지오의 전술 점수는 90점대 초반으로 집계돼 ‘유럽 상위 10%’에 들어갔다. 이는 프랑스 출신 감독에 대한 시장 가치를 다시 끌어올릴 만한 근거가 된다.
필자의 소회 – 감독이라는 직업의 진화

훈련장의 호루라기 소리보다 소셜 미디어 알림음이 더 크게 울리는 시대다. 이런 환경에서 프랑스 감독에게 요구되는 역량은 과거와 판이하게 다르다.
- 프랑스 출신 감독은 이제 ‘전술가+퍼포먼스+언론 대변인’의 삼중주를 연주해야 한다.
- 언어 장벽을 깰 때까지, 포르투갈·스페인·독일 감독에게 넘어간 의자를 되찾기 어렵다.
- BEPF 과정도 시대 변화에 맞춰 모듈형·언어 교육·미디어 트레이닝 강화를 고민해야 한다.
결국, “축구장은 인생의 축소판”이라는 말처럼, 변화는 필연이다. 프랑스 감독이 다시금 메인 스테이지로 돌아오려면 스스로를 ‘코치’가 아닌 ‘프로젝트 매니저’로 탈바꿈시켜야 한다.
프랑스 출신 감독, 사라진 것이 아니라 변신 중이다
지금은 열광의 함성이 잦아든 듯 보이지만, 흩어져 있는 재능은 여전히 곳곳에서 빛난다. 프랑스 출신 감독은 10년 전과 같은 방식으로는 시장을 장악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네트워크 확장, 제도 개선, 이미지 리빌딩이 결합된다면 ‘제2의 르네상스’가 불가능하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프랑스 축구는 언제나 변화의 물결 속에서 진화해 왔다.” 이 문장을 믿는다면, 프랑스 출신 감독의 아이덴티티는 일시적 쇠퇴가 아닌, 더 크고 복합적인 도약을 위한 잠행일지도 모른다.
프랑스 출신 감독 은근 많던데 epl만해도 서너명 되지 않나??
프랑스 감독이래봐야 뱅거감독과 지단 둘 말고 누가 또있나?
축구판은 결국 언어랑 인맥 싸움인듯한데 그쪽이 약하면 전술도 무색해지는거같다
프랑스는 그 누구드라 옛날 아스날 감독 아맞다 뱅거 그냥반이 최고 아닌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