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의 보되/글림트(이하 보되)는 지난 유로파리그 준결승 1차전에서 1-3으로 패했음에도 불구하고, 토트넘 홋스퍼를 전혀 겁내지 않는 태도를 보여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경기 직후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보되/글림트 선수들은 일제히 “토트넘의 압박 전술은 우리 리그 중위권 팀보다도 특별하게 뛰어나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보되/글림트의 우측 수비를 담당하는 프레드릭 쇠볼트는 노르웨이 언론을 통해 “상대가 초반에 강하게 밀어붙여도 곧 균열이 나타난다. 우리가 간단하고 효율적으로 볼을 움직이면 토트넘 역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자신만만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앞선 경기를 돌아보면서 “토트넘의 볼 소유 능력은 좋았지만, 압박 전개 방식 자체는 노르웨이 엘리테세리엔 팀들의 수준을 크게 넘어서는 게 아니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한 골을 직접 뽑아낸 미드필더 울릭 살트네스 역시 “토트넘의 전방 압박을 역이용할 방법을 찾았다. 우리 홈에서는 더 적극적으로 그 약점을 파고들 작정”이라며 결연한 의지를 전했다.
보되/글림트 선수들의 이런 도발적이고 자신감 넘치는 발언은 영국 축구계에서도 큰 화제가 되었다. 메이저사이트 보도에 따르면 보되/글림트의 예상치 못한 도발이 토트넘에게는 꽤나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대표하는 클럽 중 하나인 토트넘이, 노르웨이 리그 강자와의 맞대결에서 압박 전술이 쉽게 무너질 가능성을 아예 배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난공불락 아스미라 스타디움, 과거의 기억이 말해주는 것
보되/글림트가 이처럼 자신감을 뽐낼 수 있는 중요한 근거 중 하나가 바로 홈 구장인 아스미라 스타디움이다. 유럽축구연맹(UEFA) 소속 경기장 중 유일하게 북극권에 자리하고 있으며, 기온이 낮은 환경 탓에 인조잔디를 사용하고 있다. 이 독특한 조건 탓에 상당수 원정팀들이 적응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보되/글림트가 최근 5시즌 중 4번이나 노르웨이 리그 정상에 올랐고, 이번 시즌 유럽대항전 홈 경기에서 10전 9승이라는 빼어난 성적을 올린 것 역시 결코 우연이 아니다. 2022년에는 당시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끌던 셀틱을 안방에서 격파하면서, ‘원정팀의 무덤’이라는 별칭을 다시 한번 각인시킨 바 있다.
이 같은 분위기에서 오는 9일 열릴 유로파리그 준결승 2차전은 양 팀 모두에게 극도로 중요한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토트넘 입장에서는 1차전에서 이미 3-1로 승리를 거두면서 유리한 위치를 점했으나, 결코 긴장을 풀 수 없다. 보되/글림트를 상대할 때 가장 경계해야 할 부분이 홈 지옥문을 통과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혹독한 날씨와 익숙지 않은 인조잔디에 대처할 수 있는 전술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토트넘 쪽으로 기운 흐름이 하루아침에 바뀔 가능성이 있다.
유로파리그 준결승 2차전 – 토트넘, 핵심 전력 잇단 부상
유로파리그 준결승 2차전을 준비하는 토트넘에게 가장 불안한 요소는 역시 부상자들의 상태다. 올 시즌 주장 완장을 찬 손흥민은 발 부상으로 인해 지난 한 달간 실전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손흥민이 회복 속도가 빠르긴 해도, 아직은 경기장에서 100%를 보여줄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한다”라는 입장을 내놓을 정도로 완벽한 복귀 시기가 불투명하다. 주포인 손흥민이 결장한다면, 토트넘의 공격력은 확실히 약해질 수밖에 없다.
중원은 더 심각하다. 루카스 베리발은 발목 인대 파열로 사실상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고, 팀에서 플레이메이킹의 중추 역할을 담당하던 제임스 매디슨 또한 무릎 부상으로 수술 여부를 고민하는 상황이다. 매디슨은 1차전에서도 중요한 득점을 올리며 공격 전개의 활로를 열어줬지만, 현재로서는 유로파리그 준결승 2차전 출전이 불가능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안도할 만한 소식은 1차전에서 페널티킥 골을 터뜨렸던 스트라이커 도미닉 솔란케의 상태가 생각보다 심각하지 않다는 것이다. 웨스트햄과의 리그 경기에는 결장했으나, 의료진이 “2차전 출전은 가능하다”라고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은 상태다. 만약 손흥민이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다면, 솔란케가 전방 공격을 책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북극의 반란 vs EPL 강호의 자존심… 유로파리그 준결승 2차전 향방은?
이렇듯 보되/글림트와 토트넘은 유로파리그 준결승 2차전을 앞두고 상반된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보되/글림트는 홈 경기의 위력을 굳게 믿고, 1차전 패배에도 오히려 상대를 깎아내리며 사기를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반면 토트넘은 여러 부상 악재와 함께 보되/글림트 선수들의 거침없는 발언까지 의식해야 하는 처지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1차전 승리로 방심해선 안 된다. 보되/글림트는 좋은 팀이며, 북극권 원정이라는 특별한 변수가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실제로 토트넘은 공격 상황에서 지나치게 라인을 올리는 동시에, 순간적인 압박 실패로 후방 공간을 내준 적이 자주 있었다. 현지 언론들은 이를 두고 “토트넘의 전술적 약점을 보되/글림트가 놓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결과적으로, 유로파리그 준결승 2차전이 가지는 무게감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한 번의 승부로 이번 시즌 결승 무대 진출팀이 결정되는 만큼, 보되/글림트는 ‘북극의 기적’을 재현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고, 토트넘은 EPL 명문다운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모든 전력을 쏟아부어야 한다.
특히 보되/글림트가 초반부터 기습적인 공세를 펼쳐 토트넘의 압박이 와해되는 순간을 노릴 가능성이 높다. 토트넘 입장에서는 시작부터 볼 소유권을 안정적으로 가져가면서, 원정 특유의 어려움을 조기에 극복해야 한다. 수비라인에서의 집중력을 잃지 않고, 부상으로 빠졌던 주축 자원들의 부재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메우느냐가 관건이다.
이번 유로파리그 준결승 2차전에서 어떤 드라마틱한 전개가 펼쳐질지 축구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미 1차전 스코어만 놓고 보면 토트넘이 유리해 보이지만, 노르웨이에서 종종 벌어져 온 ‘이변의 역사’가 또다시 재현되지 말란 법은 없다. 선수와 팬들 모두가 숨 가쁘게 달려온 시즌 막판, 결국 무대는 극적인 결말을 향해 치닫고 있다.
결론적으로, 보되/글림트 선수들이 공개적으로 토트넘을 낮게 평가하고 나선 이 심리전은 유로파리그 준결승 2차전의 흥미를 더욱 끌어올리는 요소가 되고 있다. 과연 북극권 인조잔디에서 펼쳐지는 이 격돌에서 누가 살아남아 결승 무대로 향할지, 전 세계 축구 팬들의 시선이 9일 열릴 ‘운명의 날’을 주목하고 있다.
이번 맞대결이 펼쳐지는 아스미라 스타디움은 이미 뜨거운 열기에 휩싸여 있고, 토트넘은 남은 시간 동안 전열을 재정비해 보되/글림트의 거센 도전에 맞서기 위한 준비를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축구라는 스포츠가 언제나 그랬듯, 의외성을 품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유로파리그 준결승 2차전이 어느 쪽을 미소 짓게 할지는 마지막 휘슬이 울릴 때까지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이 한 판 승부가 보는 이들에게 큰 재미와 긴장감을 선사할 것이라는 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