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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승격팀의 잔류를 위한 경쟁 [자본과 경쟁의 3가지 구조적 문제]

EPL의 상위권 팀과 승격팀의 간극, 자본과 시스템의 불균형

토트넘 홋스퍼는 앞선 EPL 31라운드 사우스햄튼과의 경기에서 홈 3-1 승리를 거두며 오랜만에 값진 승리를 챙겼다. 반면, 끝까지 반전을 만들지 못한 사우스햄튼은 시즌 종료를 한참 앞두고 강등이 확정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했다. 이번 결과는 단순히 한 팀의 패배로 끝난 것이 아니라, 1부 리그의 치열한 생존 전쟁에서 누가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는지 다시금 돌아보게 하는 상징적인 사건이 되었다.

사우스햄튼의 추락은 올 시즌 내내 20위권을 맴돈 불안정한 경기력에서 예견된 일이었다. 게다가 리그 종료까지 7경기가 남은 시점에서 승점 차가 이미 크게 벌어져 있었으니, 토트넘전 패배가 사실상 마지막 희망을 끊어버린 셈이다. 더 놀라운 점은 지난 시즌 막 승격해 온 세 팀이 모두 1년 만에 강등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EPL 내부에서 오래전부터 진행되어 온 ‘상위권과 하위권의 극심한 격차’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신생 1부 리그 팀들은 ‘잔류’라는 목표 하나만을 바라보고 달린다. 그러나 막상 1부 무대에 올라서면, 탄탄하게 재정과 선수단을 구축해둔 팀들과 겨루는 일이 쉽지 않다. 상위 리그 환경은 예상보다 훨씬 가혹하고, 작은 실수 하나가 강등으로 직결되는 치명적인 결과를 낳기도 한다.

EPL 중위권의 치열함과 승격팀의 끝없는 도전

EPL 강등과 잔류 사이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현실

이번 시즌 EPL은 중상위권 싸움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전통의 강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나 토트넘마저도 유럽 대항전 티켓을 확신하지 못할 정도로 상위권 문턱이 좁혀졌다. 노팅엄, 뉴캐슬 같은 중위권 팀들이 해외 자본을 등에 업고 거침없는 성장을 보여준 결과다. 소위 ‘빅클럽’이라 불리던 팀들의 위상이 흔들리면서 중상위권 경쟁은 오히려 더욱 흥미진진해졌다.

그러나 이 뜨거운 경쟁은 어디까지나 중상위권 팀들 이야기다. 하위권, 특히 승격팀들이 맞닥뜨리는 현실은 완전히 별개의 세계다. 현재 17위 울버햄튼과 18위 입스위치의 승점 차는 두 자릿수를 넘어섰고, 최하위 사우스햄튼과의 격차는 그보다도 더 크다. 다른 유럽 리그 테이블과 비교하더라도 유독 큰 폭으로 벌어진 이 차이는 새로 올라온 팀들이 얼마나 준비되었든, 기존 1부 팀들의 견고함 앞에서는 역부족일 수밖에 없음을 의미한다.

결국 시즌이 끝나고 나면 승격팀의 핵심 선수들은 주급 문제나 재정적 사정 때문에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 상위팀이나 여력이 있는 클럽들은 이 이적 시장을 기회로 삼아 거액을 투자해 전력을 보강한다. 반면, 막 승격해온 구단들은 그 자금을 유치하려면 핵심 전력을 떠나보내야 하는 딜레마에 빠진다. 5시즌 전까지만 해도 막판까지 하위권을 뒤흔드는 승격팀이 종종 나타났지만, 최근에는 중하위권조차 해외 자본으로 굳건히 무장해 쉽게 흔들리지 않는 분위기다.

EPL 자본의 굴레와 사라져가는 언더독의 서사

EPL 자본의 벽과 구조적 불합리가 만든 강등의 필연성

EPL이 세계 최고의 무대라 불릴 수 있는 것은 물론 거대한 투자와 높은 수준의 축구가 뒷받침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커다란 톱니바퀴 속에서 승격팀들은 이내 기름기 없는 잇바퀴가 되어 돌다 버려지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시즌 개막 전에는 브렌트퍼드 FC의 잊지 못할 첫 승 같은 감동적 순간이나, 레스터가 보여준 동화 같은 우승 드라마가 다시 한 번 재현되길 기대한다. 그러나 오늘날 거대한 자본력과 고도화된 운영 체계 앞에서 ‘기적’은 점점 숨통이 죄이고, 하위 팀들은 마지막까지 버텨보려 안간힘을 쓰다가 그대로 무너지고 만다.

이렇듯 1부와 2부의 간극이 더욱 벌어지면, 비단 EPL만의 문제가 아니라 영국 축구 전반의 균형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일부 메이저사이트에서도 최근 이런 격차를 우려하는 칼럼을 내놓으며, 소수 클럽에 치중된 무거운 자본 흐름이 결국 팬들의 로망과 다양성을 갉아먹는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정작 1부 무대에 올라왔는데도 ‘잔류’조차 가당찮게 느껴지는 팀에게 강등은 더 이상 충격적인 실패가 아니다. 오히려 구조적 불합리와 자본의 불균형이 만들어 낸, 어쩔 수 없는 종착역처럼 받아들여진다.

오늘날 축구팬들이 진정 원하고 그리워하는 것은 ‘그들만의 리그’가 아니다. 다양한 팀들이 서로에게 도전하고, 언더독이 상위권에 파란을 일으키며 새로운 드라마를 써내려가는 무대다. 사우스햄튼의 강등은 이러한 판도에서 벌어진 한 편의 에피소드일 뿐, 더 큰 문제는 중하위 클럽들이 함께 맞닥뜨린 시스템적 장벽이다. 새롭게 도약하려는 팀은 늘어나지만, 결국 부와 영향력의 벽이 장벽이 되어 빛나는 재능을 이내 앗아가 버린다. 그리고 그렇게 등 떠밀려 떨어진 자리에는, 또 다른 승격팀이 같은 고민을 안고 오를 것이다.

결국 이 끝나지 않는 순환을 끊어내지 않는 이상, 언젠가 팬들이 좋아하던 작은 기적의 스토리는 서서히 사라질지도 모른다. 축구라는 스포츠가 선사하는 역동성과 예측 불가능함, 그리고 가슴 뛰는 감동은 그저 소수의 재력과 유명세가 결정짓는 결과물로 전락하고 마는 것이다. 팬들은 물론 선수들까지 바라는 것은 늘 같은 것이다. 어디서든 공정하게 맞붙고, 작은 팀도 희망을 품고 성장해나갈 수 있는 리그. 그러나 오늘의 EPL은, 다시 한 번 ‘현실의 벽’을 뼈아프게 각인시킨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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