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우리나라 축구 리그, K리그가 중대한 변화를 겪는 해이다. 우선 외부적으로는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인데, 이 부분은 비단 K리그 만의 변화가 아니기 때문에 그를 차치하더라도 내부적으로 꽤 큰 달라짐이 있을 예정이다. 외부적 요인인 코로나 바이러스 탓에 사뭇 달라지는 분위기는 사실 악재라고 볼 수 있다. 그 속에서도 내부적 혁신을 통해 K리그는 대중들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이끌어내, 흥행을 이어갈 수 있을까.
앞서 유럽에서는 프로축구를 시작했다가 다시 중단한 타지키스탄을 제외하면 현재 진행중인 리그는 벨라루스가 유일하다. 그리고 만약 한국에서 프로축구가 시작된다고 가정하면 이 두 국가를 제외하고는 대다수 국가에서 프로 축구 리그는 중단되어있거나 또는 개막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그러한 상황에서 훌륭한 방역 체계로 위상을 떨치고 있는 한국은 시즌 첫 공식 연습경기를 안전하게 마치고, 5월 8일 개막을 앞두고 있다. 긴 공백기를 깨며 시작하는 K리그, 우수 방역 국가의 명성에 걸맞게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예방에 심혈을 기울이며 세세한 지침을 내려보냈다. 축구는 서로 몸을 부딪치며 경기하는 만큼 신체접촉이 많은 종목인 축구. 지침을 준수해야하는 큰 이유이기도 하기에 K리그의 경기장 풍경은 피할 수 없는 변화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한 달라짐은 지난 23일 인천 유나이티드와 수원FC의 시즌 첫 공개 연습경기를 통해 미리 엿볼 수 있었다. 버스에서 내리는 선수들은 마스크와 장갑을 모두 착용하고 있었다. 물론 심판진도 마찬가지였다. 그 뿐만 아니었다. 그라운드에 들어서기 전에는 모두 안전거리를 유지하며 발열검사까지 받아야했다.
그라운드에 들어서 잔디를 밟고난 뒤에야 선수들, 그리고 심판진은 마스크와 장갑을 벗었다. 수거함에 버린 뒤에도 선수들간의 간격은 좁혀지지 않았다. 중앙선을 사이에 두고 또 다시 안전거리를 유지한 뒤 마주서 서로 인사를 했다. 코로나 이전의 경기에서 처럼 악수를 하거나 어깨를 가볍게 터치하는등 어깨동무를 하고 전의를 다지는 장면도 모두 생략되었다.
물론 지키기 힘든 지침도 있었다. 축구 경기 중 선수들 간 대화 금지는 사실상 지켜지기 힘든 사항. 또, 골을 넣은 뒤의 모습도 색달랐다. 과한 세레머니도, 격렬한 축하도 볼 수 없었던 것. 그 뿐 아니라 벤치의 감독, 그리고 코치들은 경기 내내 마스크를 착용한 채로 선수들에게 지시사항을 전달했다. 마스크로 얼굴이 가려지기 때문에 표정등으로 메세지를 전달하기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것들이 모두 잘 지켜진다고 해도 무관중으로 시즌 초반 라운드가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관중 없이 경기를 할 선수들도 어색하겠지만 답답한 것은 팬들도 마찬가지. 낯선 환경 속에서 K리그는 흥행을 이어갈 수 있을까? 불행 중 다행으로 이러한 방역 지침들이 K리그가 겪게되는 유일한 변화가 아니다. 바로 카메라 플랫폼과 중계방송이 대대적으로 발전하는 것이다.
기존 K리그는 EPL과 비교했을 때 적은 카메라 수, 그로인한 식상한 앵글과 현장감 떨어지는 중계방송이 질타받고 있었다. K리그 대부분의 경기는 최대 6대 정도의 카메라가 중계를 했고, 그에 비해 EPL경기는 최소 20대의 카메라가 투입되고 있었다. 유럽 축구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축구 팬들에게 K리그는 비교적 되풀이 되는 장면으로 현장감과 긴박감이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구도의 변화와 많은 선수들의 시야를 대변하려면 카메라 대수의 증설은 필수적이었다. 이에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작년부터 국내 뿐만 아니라 국외의 전문가까지 초빙해 K리그 22개 경기장을 모두 방문하여 조사했다. 그리고는 바로 공사에 착수해 작년말까지 축구 경기장 카메라 플랫폼 공사를 대대적으로 진행했다.
그 결과 7개의 경기장은 카메라 위치가 조정되었고, 또 17개의 경기장에는 카메라 플랫폼이 새로이 설치되는 등 전 경기장이 리뉴얼을 완료했다. 이로 기대되는 것은 바로 현장감 있는 중계방송. 뿐만 아니라 중계방송을 제작하는 인력의 편의성도 증대되었고 안정성 또한 확보되었다.
변화는 끝이 아니었다. 여태 주요 몇몇 축구 경기에서만 사용되었던 로우 트라이포드도 추가적으로 도입했다. 이는 여러 앵글 구현이 가능해 기존의 한정적인 앵글 연출에서 벗어날 수 있게되었다.
이러한 내부적인 변화는 무관중으로 치뤄지는 시즌 초반, 그리고 그로인한 선수들의 사기가 떨어질 수 있다는 악재. 그리고 선수들의 사기는 경기력으로 이어지므로 그를 지켜보는 팬들에게도 큰 손해일 수 있는 코로나 시대의 시즌에 조금이나마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 예상된다.
앞서 소개한 지침을 지키며 순조롭게 개막하고, 중계 시스템 변화로 K리그의 흥행까지 이어간다면 한국은 코로나19 사태를 슬기롭게 이겨내며 프로축구를 즐기는 세계에서 첫 번째 국가가 될 전망이다.